작은 스타트업은 트래픽이 없다. 그래서 스케일에서 뭐가 깨지는지 경험할 기회가 없고, 그게 글로벌 서비스 회사로 가는 길의 가장 큰 공백이 된다.
여기서 보통 “어떻게 하면 갈 수 있지?”를 묻는다. 찰리 멍거는 반대로 접근한다.
“뒤집어라, 항상 뒤집어라(Invert, always invert).”
“어떻게 하면 이 작은 회사에 영원히 갇힐까?” 를 먼저 물으면,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선명해진다. 그걸 멈추는 게 로드맵이다.
요약
| # | 하지 말 것 (갇히는 길) | 해야 할 것 (뒤집기) |
|---|---|---|
| 1 | 회사가 주는 일(CRUD)만 반복 | 없는 스케일을 직접 제조 |
| 2 | 익숙한 프레임워크에 안주 | CS 기초로 대체 불가능해지기 |
| 3 | 기술 여러 개 얕게 찍먹 | 하나를 밑바닥까지 |
| 4 | 이직을 연봉으로만 결정 | 학습 밀도로 결정 |
| 5 | 영어 미루기 | 매일 조금씩 (이진 필터) |
| 6 | 증명서 수집 | 증거를 남기기 |
1. 회사가 주는 일만 한다
문제. 무트래픽 회사에서 시키는 일만 하면, 1년 경험을 N번 반복하게 된다. 이력서에 성장 곡선이 없다.
왜 갇히나. 탑티어의 시스템 디자인 면접은 결국 “부하가 걸리면 무엇이, 왜 깨지는가”를 묻는다. 트래픽을 다뤄본 적 없으면 대답할 재료가 없다.
해결. 회사에 없는 스케일을 스스로 만든다.
- 부하 생성: k6 / Locust / wrk 로 개인 프로젝트에 RPS를 건다
- 데이터 규모: 수백만 row 시딩 → 느린 쿼리 프로파일링 → 인덱스/쿼리 튜닝 → 전후 p95 비교
- 실패 주입: 의존 서비스를 죽여보고 타임아웃·리트라이·서킷브레이커의 실제 동작 관찰
→ “트래픽 회사 경험”을 살 수 없다면, 재현하면 된다. 숫자(before/after)가 곧 증거다.
2. 익숙한 프레임워크에 안주한다
문제. 특정 프레임워크 숙련도는 시장에서 대체 가능한 스킬이다. 변별력이 없다.
왜 갇히나. 구글·메타 등의 면접은 자료구조·알고리즘 + 시스템 디자인으로 거른다. 어느 프레임워크를 쓰는지는 거의 묻지 않는다.
해결. 필터를 통과할 기초에 투자한다: 자료구조·알고리즘 → OS(동시성·영속성) → 분산시스템. 프레임워크는 이 위에서 조립되는 표면일 뿐이다.
3. 기술을 넓고 얕게 찍먹한다
문제. 얕은 스킬 10개는 희소성이 0이다. 누구나 대체 가능 = 경쟁에 매몰.
왜 갇히나. 커리어 자본은 희소성 × 가치의 교집합에서 나온다. 얕음은 희소하지 않다.
해결. 하나를 밑바닥까지 판다. 예: SQLite 클론 만들기, MIT 6.824로 Raft 구현, Build Your Own X. “이걸 처음부터 구현해봤다”는 어떤 자격증보다 강한 신호다.
4. 이직을 연봉으로만 결정한다
문제. 배움 없는 고연봉 자리는 정체다. 그리고 잦은 방향 전환은 축적을 리셋한다.
왜 갇히나. 초기 커리어의 수익률은 연봉이 아니라 실력 성장률(복리) 이 결정한다. 복리는 중단하면 처음부터 다시다.
해결. 이직 기준을 학습 밀도로 잡는다 — 트래픽 규모, 코드 리뷰 문화, 나보다 강한 동료, 다룰 문제의 난이도. 연봉은 실력이 붙으면 따라온다.
5. 영어를 미룬다
문제. 글로벌·원격 채용에서 영어는 사실상 이진 필터다. pass 아니면 fail.
왜 갇히나. 기술이 충분해도 인터뷰를 영어로 못 하면 파이프라인 초입에서 걸러진다. 미루면 이게 유일한 탈락 사유가 된다.
해결. 매일 30분을 꾸준히. 화려한 학습법보다 중단 없는 누적이 이긴다(복리의 제1원칙).
6. 증명서를 수집한다
문제. 온라인 수료증·나노디그리는 시니어 면접관에게 신뢰 신호가 거의 0이다.
왜 갇히나. 그들이 신뢰하는 건 검증 가능한 산출물이지 “수강했다”는 주장이 아니다.
해결. 증명서(certificate) 대신 증거(evidence)를 남긴다.
- 오픈소스 merged PR — 익명의 시니어가 공개적으로 통과시킨 코드
- 밑바닥 구현 GitHub 저장소
- 기술 블로그 — 이해의 증거(이해 못 하면 못 쓴다)
이력서엔 수료증 링크가 아니라 이런 링크를 건다.
이번 주에 시작할 것
- 개인 프로젝트에 k6로 부하 걸고, 첫 병목의 p95 before/after 측정
- 자료구조·알고리즘 하루 1문제 (패턴 기준)
- “밑바닥부터 구현” 프로젝트 1개 선정 (DB 클론 / Raft 등)
- 영어 30분 루틴 고정
- 위 과정을 블로그 글 1편으로 기록
핵심: 회사가 안 주는 걸 탓하지 말고, 없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 숫자와 코드로 증거를 남겨라. 그게 트래픽 회사 출신과 겨룰 유일한 방법이다.